[을지로입구]페럼타워 야마야
by 첼시
날이 쌀쌀해서 국물류가 먹고 싶었는데 마침 지인이 야마야에 가보자고 했다.
모츠나베 전문이라길래 뭔가 했더니 곱창을 넣은 일본식 전골.
을지로입구 페럼타워 지하에 있는 야마야를 방문했다.
야마야는 하카타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데 페럼타워 외에도 여의도, 광화문 등에도 지점이 있다고 한다.
냅킨과 수저, 숟가락이 우동에 딸려나오는 중국식 숟가락과 비슷한데 좀 더 얄밉게 폭이 좁다.
그나저나 여기 정체성이 좀 헷갈리는 것이, 들어가는 입구는 일본식 인테리어로 꾸며놓은데다가
백화점 프리미엄 식품관마냥 오픈된 냉장 진열장에 이 곳에서 실제로 내놓은 식재료들을 판매하고
직원들도 일본어로 우렁차게 인사를 하는데 음악은 계속 보사노바나 알앤비 같은 팝이 나온다.
뭔가 신경쓰려다 만 느낌... 전골을 끓여주는 부루스타(...)도 좀 깨는 부분이었다.
전골류는 모츠나베가 전담하고 대부분 술안주에 간단한 정식, 주먹밥 등도 판매한다.
식사류에서 눈에 띄는 것은 명란젓. 하카타 특산품 중에 명란젓이 있다고 한다.
모츠나베는 4가지 국물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아고다시 간장, 코쿠 된장, 카보스 폰즈(이상 14,900원), 그리고 辛모츠나베(15,900원)
가장 기본인 아고다시 간장과 명란 계란말이(9,800원)를 주문했다.
냄비에 육수와 재료가 담겨져 나오고 전체적인 조리는 직원이 해준다.
손님이 별도로 신경쓸 필요가 없는건 좋은데 기왕 일본풍으로 하겠다고 마음 먹었으면
아예 미리 끓여나와서 화로에 데워가며 먹는 식으로 하는게 더 분위기있지 않았을까 한다.
5,000원짜리 김치찌개면 부루스타도 그러려니 하겠는데 이건 가격이 세 배는 되지 않나?
명란이 들어간 계란말이.
9,800원이라는 가격은 명란 때문인 것 같은데... 너무 비싸다는 느낌이 든다.
달걀이 듬뿍 들어간 것도 아니고 두 사람이 입가심이나 할 정도.
명란은 유자향이 나는데 역시 젓갈류라 간이 세서 양이 적은게 오히려 다행이었다.
점심 때 명란이 무한정 제공되는 메뉴도 있다고 하는데 아무리 저염이라도 많이 먹기 힘들 듯.
직원이 중간중간 뒤적여주다가 다 익으면 먹어도 된다고 알려준다.
부드러운 곱창, 부추, 연두부, 길게 저민 우엉채, 양배추 등이 들어가 있다.
아고다시(날치) 간장 국물맛은 전형적인 일본 국물류답게 달달하고 말린 생선의 감칠맛이 난다.
곱창도 먹을만했는데 개인적으로 부드러운 연두부와 국물을 떠먹는게 마음에 들었다.
국물과 건더기를 떠먹고나면 식사류를 고를 수 있는데 면사리 또는 계란죽이다(둘 다 4,500원).
우리는 계란죽을 골랐는데 1인분만 주문할 수도 있다.
죽이 나오고 좀 당황했는데 이건 그냥 밥을 국물에다 끓인... -ㅅ-
재료는 본사에서 공수해오는게 많을텐데 죽도 아예 좀 레토르트로 만들지.
밥알이 겉돌아서 멸칫국물에 밥말아먹는 느낌이었다.
다음에는 짬뽕면으로 주문... 아니 국물이 달아서 질리는 느낌이라 내년에나 갈 듯.
색다른 별식을 경험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폴바셋을 갔다가 생각지도 못한 지뢰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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